갈등론

 

1. 개요

마르크스의 사상이 근간이 되어 기존의 기능론적인 교육사회학 이론을 비판하며 등장하였다. 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학교교육의 기능과 교육현실에 대해 비판적 주장을 제기하였다. 갈등론 이론가들은 교육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파헤치고 사회적 불평등이 학교교육을 통하여 어떻게 강화, 유지되는가를 밝히려는데 주요 관심이 있다. 

 

2. 마르크스의 사상

뒤르케임이 사회를 생물학적 유기체에 비유하였다면, 마르크스는 사회를 건물에 비유하였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회는 토대와 상부구조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토대는 경제를 말하며, 상부구조는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의 제반 부분들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부구조는 경제에 의하여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보았기에 마르크스를 경제결정론자라 한다. 

 

갈등: 사회의 본질은 갈등이다

변화: 사회는 변화가능성이 있다

강압: 사회의 규칙과 질서는 강제적으로 부과된 것이다

 

교육의 기능

갈등이론가들은 현대의 학교교육은 불평등한 계급관계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본다. 교육을 통해 계층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교육의 내용도 특정계층의 지식을 형식적 교육과정에 투입하여 전수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3. 알튀세의 이데올로기론

알튀서는 마르크스 사상을 과학으로 받아들이면서 이의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그는 이데올로기를 실천적인 행동강령으로 해석하느느 입장을 거부하고, 역사의 주체는 인간이 아닌 경제, 정치, 이데올로기를 포괄하는 사회구성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라는 논문에서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의 성격과 기능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가의 이데올로기 기구인 학교가 어떻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생산기제로서 기능하고 있는지를 해명하고 있다. 

 

*이데올로기

알튀세에 의하면, 이데올로기는 인간 존재를 결정짓는 물질적인 것으로 사회적 조건에 의하여 생성된다. 즉 이데올로기의 근원은 주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물질적 현실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데올로기란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데올로기가 투영하는 것은 인간과 현실 사이의 관계가 된다.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실천은 사회구성체의 실천 속에 존재하며, 도대-상부구조의 관계에서 이데올로기로 형성된 상부구조는 토대 구조의 유지, 존속을 위해 기능하는 것이 된다. 

 

*상부구조의 개념 

알튀세는 사회를 경제인 토대와 상부구조의 구조물로 비유하고 있다. 상부구조는 다시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억압적 국가기구이고 다른 하나는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이다. 

ⓐ억압적 국가기구

: 강제적인 힘의 행사를 통하여 계급갈등을 규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군대, 경찰, 교도소 등이 그 예이다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

: 이데올로기의 조정과 통제를 통하여 계급갈등을 규제하고 기존 질서를 유지한다. 

학교, 가정, 언론, 정치단체, 예술기관 등이 그 예이다 

알튀세에 의하면, 학교는 가장 대표적인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이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의도대로 모든 계급의 취학연령 아이들을 받아들여 몇년씩 그들에게 지배 이데올로기로 포장된 일정량의 지식과 기술, 가치를 습득시켜 자본주의적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로서 학교가 억압적 국가기구와는 달리 가족이나 언론 매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강제력보다는 동의를 통해 그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 부르디외 문화재생산론

부르디외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문화는 지배계급의 문화이며, 학교는 계급중립적인 문화를 다루는 곳으로 인정된 상대적 자율성을 지닌 기관이다.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기관인 학교는 계급중립적인 사회적 선발이 이루어지는 제도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내용이 문화자본을 소유한 사회계급의 특성과 관계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 저항 없이 학생들에게 전수된다. 결국 학교가 갖고 있는 자율성이라는 명목아래 문화가 갖고 있는 계급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상징적 폭력

지배계급의 문화가 일방적으로 모든 계급에게 지식적으로 강요되는 것을 말한다. 계급편향적인 문화는 모든 학생들에게 강제된 교육내용이 된다. 이것은 바로 지배계급의 문화적 자본과 문화적 습성을 습성을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강제적으로 주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집단에게는 상징적 폭력이 된다는 것이다. 

 

*문화자본의 개념과 종류 

문화는 생산.분배.소비되는 경제적 자본의 운동 원리와 비슷하게 문화시장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소유한 문화형태에 따라 화폐적 가치를 지니는데 이를 문화자본이라 한다. 

ⓐ아비투스적 문화자본: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된 지속적인 성향

ⓑ객관화된 상태로서의 문화자본: 책이나 예술품 등

ⓒ제도화된 상태로서의 문화자본: 졸업장, 자격증

 

*아비투스적 문화자본

아비투스란 각각의 계급 혹은 사회계급 내의 파벌들이 그들의 특징적인 문화양식이나 지배유형을 발전시켜 그 관점을 갖고 아동을 사회화시키고, 그들의 세계관을 형성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아비투스는 내면화된 문화자본으로서 계급적 행동유형과 가치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문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계급적 배경이 다른 문화자본을 가진 아동들은 학업성취 면에서 열등할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미래에 차지할 직업적 지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5. 일리치와 라이머의 탈학교론

탈학교론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학교교육의 비인간화된 실상을 비판하면서 이것의 해결을 위한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리치는 현재의 학교교육에 대해 의무교육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잠재적 교육과정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탈학교론자들은 기존의 학교제도를 부정하고, 새로운 교육의 형태를 제안하고 있다. 

 

6.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

프레이리는 인간의 특성을 역사적, 문화적 존재라고 규정한다. 즉, 인간은 현실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선택하고, 그 현실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선택능력을 잃고 다른 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맹종하게 되면 환경에 순응하기만 하는 객체의 존재로 전락하여 인간이 비인간화된다고 본다. 

이러한 인간관에 기초하여 프레이리는 객체화, 비인간화된 인간의 모습을 '침묵의 문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침묵의 문화

침묵의 문화란 피억압자들이 억압자의 정복, 분할지배, 조종, 문화적 침략에 의해 주어진 현실에 지배당하여 스스로의 선택능력을 잃어버리고 대신 억압자의 문화와 행동양식, 가치관을 내면화하게 된 결과, 억압자들처럼 걷고 말하고 생활하여 하는 상태를 말한다. 

문화적 종속상태를 말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종주사회와 종속사회의 관계 속에서도 발생하지만 종속사회 내에서의 엘리트와 민중 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침묵의 문화는 교육에 있어서 은행저축식 교육의 형태로 나타난다. 

 

*은행저축식 교육

억압적 종속사회의 교육은 사회구조를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종주사회에 대한 종속사회의 관계, 즉 수직적 관계가 교육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육에서의 수직적 관계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말하는데, 이러한 교육을 프레이리는 은행저축식 교육이라 부른다. 

은행저축식 교육은 학생이라는 텅 빈 저금통장에 교사가 지식이라는 돈을 저축하는 식의 교육을 뜻한다. 이러한 교육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일방통행적이며, 인간을 주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현실에 단지 적응하는 객체적 존재로 만든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프레이리는 문제제기식 교육을 제안한다. 

 

*문제제기식 교육

문제제기식 교육이란 비인간화와 비인간화시키는 억압을 극복하는 교육방식을 말한다. 

문제제기식 교육에서 교사와 학생은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공동탐구자가 된다. 교사와 학생은 대화를 통해서 양측이 좀 더 알기를 원하는 것들을 각자에게 나누고, 이것을 다시 재현하는 과정으로 교육을 전개한다. 교육내용은 학생들로부터 제기되는 문제들이며, 저장되어야 할 내용이 아니라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서 다시 학생들에게 되돌려지는 것들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들의 주제를 연결하고, 그것을 부분적으로가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도록 학생들을 돕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은 공동의 성찰을 통하여 지식을 재창조하는 공동의 탐구자가 된다. 이와 같이, 프레이리는 문제제기식 교육을 통하여 인간이 의식화되면 의식을 실천하는 존재로 변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역사와 문화의 주체로서 인간의 비판적 의식은 지적 노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행동과 반성의 결합인 프락시스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의식화

 

*의식화의 단계

ⓐ본능적 의식의 단계

ⓑ반본능적 혹은 주술적 의식의 단계

ⓒ반자각적 의식의 단계

ⓓ비판적 의식의 단계 

 

7. 윌리스의 저항이론

윌리스의 연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강조하는 지배문화에 어떻게 저항하고 있는지를 문화가 갖는 상대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해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문화는 개인의 의식과 정체성 형성에 고유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노동계급의 학생들은 학교가 전파하고 주입하는 이데올로기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대항하고 거부하는 주체적 존재이다. 

 

*간파와 제한

-간파: 노동계급의 학생들은 이미 부모나 친척, 아르바이트를 통해 얻은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학교에서의 진로지도와 학교교육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터득함으로써 그들이 장차 속하게 될 직업과 그 속에서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장차 하게 될 일은 육체노동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신노동의 가치를 거부하게 되고 그들 스스로가 육체노동을 남성들이 하는 괜찮은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한: 가부장제도의 가족구조에서 성역할의 구분이 분명한 것처럼 학교교육도 노동계급의 자녀들을 육체노동 영역으로 연결시키고, 이들에게 일정한 직업적 역할의 수행에 필요한 것만을 준비시키는 것으로 학교의 역할이 제한되어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제한은 학생들의 정체감에 내재해 있는 남성우위의 태도와 가치에 따라 노동계급의 남학생들이 정신노동을 허약한 여자들이나 하는 일쯤으로 여기고 육체노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8. 그람시의 헤게모니론

그람시는 마르크스 사상을 사회와 역사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면서 의식의 실천(praxis)을 강조한다. 

 

*헤게모니

그람시가 헤게모니의 개념을 발전시킨 배경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지배 방식의 장점을 깊이 있게 분석하면서이다. 

그는 계급지배는 강압적인 힘의 사용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으며 전체 사회에 대한 지적, 도덕적 지배를 구축할 수 있게 되고 모든 사회부문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흡수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인식한다. 즉, 지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이데올로기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르주아 지배는 단순히 힘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부르주아 세계관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동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본다. 

 

*헤게모니와 학교교육

 

*프롤레타리아 지식인 

그람시에 있어서 교육의 중요한 역할은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 통제에 의한 계급지배방식을 꿰뚫어봄으로써 사회변혁을 위한 대항 이데올로기를 창출하는 프롤레타리아 지식인을 길러내는 것이다. 

비판적 의식으로 무장된 지식인이 지배 헤게모니에 대결하는 대항 헤게모니를 창출하여 이것을 통한 이데올로기적, 문화적 투쟁이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효과적인 혁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